[사설] 고령사회 노인인권 민낯 드러낸 ‘요양원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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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3

고령의 한 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와 원장 등이 80대 입소자를 폭행하는 CCTV 영상이 영남일보 보도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다른 폭행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요양원이 50대 장애인 입소자로부터 명절 직원 선물 구입 등 이런저런 후원금 명목으로 부적절한 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입소 노인을 폭행한 혐의로 60대 요양보호사와 원장을 입건하고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내부 CCTV 한 달치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가족구조의 변화로 요양시설 입소가 늘면서 덩달아 시설종사자에 의한 노인학대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노인보호기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노인 학대는 3천800여건으로 10년 사이 67.9% 증가했다. 이 중에서 요양시설·요양병원 등에서 노인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2010년 210여건에서 5년 새 400여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는 노인요양시설 관련 민원의 19.2%가 폭행·방임·감금 등 입소 노인 학대 의심 조사 요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등 관련기관에서 매년 점검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전기·가스 등 시설과 회계 같은 통상적인 운영 실태를 살펴보는 데 그치고 입소자 대면조사를 통한 인권 침해여부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요양보호시설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이 노인학대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통상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어르신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주로 3교대인 근무형태상 1명이 돌보아야 하는 환자가 늘어나기 일쑤다. 야간에는 요양보호사 1명이 어르신 20명 이상을 돌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근무 인력은 적고 처우도 열악하다보니 질 낮은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고령에서 일어난 요양원 노인 무차별 폭행사건은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 노인인권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향후 노인 복지시설 전반에 대한 인권대책 마련과 더불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 개입해 요양시설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 폭행 등 노인인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는 엄벌해야 한다. 특히 시설 내 학대는 종사자나 보호자가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 만큼 내부 공익신고 활성화 등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요양시설 복도·출입구 등 공개된 장소뿐만 아니라 입소실 내 CCTV 설치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노인 학대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미래의 피해자로 만드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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