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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의 스타일 스토리] 숨쉬는 신발 ‘플립 플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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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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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서머’ 발가락이 웃는다

플립 플랍을 신는 순간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이파네마의 2019 SS 플립 플랍. 모던함을 느끼게 한다.
이파네마의 패셔너블한 플립 플랍.
‘좋은 신발을 신으면 그 신발이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말이 있다. 신발은 우리가 가고 싶은 곳, 가야할 곳을 꿈꾸게 만드는 특별한 아이템이다. 신발이 편하면 발이 편하고 발이 편하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또 무엇이든 할 수 있기에 결국 모든 일을 잘되게 한다는 뜻인 듯하다.

올여름 무더위에 우리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시원하고 멋진 신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폭염을 대비해 즐거운 여름나기를 위해 최적화된 패션신발로는 플립 플랍(flip-flap)만 한 것이 없을 것 같다. 발가락에 신선한 숨통을 틔워주는 플립 플랍은 캐주얼 샌들의 일종으로 일본의 ‘조리’에서 영향을 받아 현대 신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리라고 부르지만 플립 플랍이 공식 명칭이다.

플립 플랍이라는 이름은 1969년 발뒤꿈치 쪽으로 스트랩 끈이 있는 샌들을 지칭하기 위해 영미권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신발을 신고 걸을 때 신발 뒷바닥이 발뒤꿈치와 부딪치며 ‘찰싹 찰싹’ 내는 의성어 소리에서 그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플립 플랍의 기본형태는 발바닥 모양의 평평한 솔(Sole, 신발바닥)과 엄지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Y자형 슬라이더 끈이 발가락에서 발등에 걸쳐져 있다.


日 조리 영향, 영미권 의성어‘찰싹찰싹’명칭
‘신발을 최대한 벗는 것이 신는 것’같은 느낌
고무·우레탄 재질 침대에 누운 듯한 편안함
캘리포니아 비치 ‘서머 유니섹스’ 아이템
금속·진주·크리스털 장식 러블리한 디자인
도시와 스트리트까지 접수, 경쾌한 자유로움



플립 플랍의 첫인상은 자유로움과 편안함, 그리고 젊음 등인데 이것은 ‘신발을 신는다’는 것보다 ‘신발을 최대한 벗는 것이 신는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플립 플랍은 가죽으로 발을 감싸고 높은 굽으로 발을 긴장시키는 구두와 달리 부드럽고 탄성 좋은 고무나 우레탄 재질로 만들어져 마치 침대에 몸을 누이듯 발을 두툼한 솔에 온전히 맡길 수 있다.

플립 플랍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형태만큼이나 좀 건들거리는 듯 힘을 빼고 신어야 제 맛이다. 주말에 이걸 신고 천천히 어슬렁거리며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거나, 해변의 뜨거운 모래 위를 거닐면서 만끽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여유는 플리 플랍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이렇듯 여름 외출에 딱 어울리는 캐주얼한 플립 플랍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출용으로 신는 것은 금기시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패션 트렌드의 중심에서 누구나 하나씩은 반드시 사고픈 아이템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왜일까. 여름이 길고 무더워져 시원함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탓도 있겠지만, 캐주얼 샌들의 한 종류로서 주류로 인정받으며 패션계에서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 큰 이유이다.

플립 플랍의 기원은 BC 4000년 전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으며, 발가락 사이에 끈을 끼워 신었던 초기 버전의 플립 플랍은 파피루스 같은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후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도 비슷한 형태의 플립 플랍을 착용했으며, 그 외 전 세계적으로 많은 문화권에서 동일한 형태가 발견된다.

플립 플랍이 현대적인 패션아이템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주일미군들이 본국으로 귀환하면서 기념품으로 일본의 조리를 사가지고 가서 개량한 신발이 대중사이에서 유행하면서부터이다. 이후 195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밝고 경쾌한 해변문화 양식이 플립 플랍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형태를 갖추었다. 오늘날 고무로 된 플립 플랍은 1950년대 뉴질랜드에서 처음 선보이며 ‘Jandal(Japanese Sandal)’이라고 불렸다.

1960년대 플립 플랍은 캘리포니아의 비치 스타일과 밀접하게 합쳐지며 캐주얼 신발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였다. 여름 신발의 대명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남녀 모두 선호하는 여름의 대표적인 유니섹스 아이템이 되었다. 그러나 플립 플랍이 주류패션으로 공인받기까지는 다른 하위문화패션이 그러하듯 오랜 시간 많은 사회적 논쟁이 뒤따랐다.

오늘날 플립 플랍의 대명사인 ‘하바이아나스(Havaianas)’는 ‘해변을 사랑하는 하와이 사람’이란 뜻의 포르투갈어로 1962년 브라질에서 첫선을 보였고, 브라질의 풍부한 고무원료를 사용해 제작되었다. 이것은 1990년대 들어 다양한 원색 컬러와 현대적인 그래픽 패턴으로 무장한 고무 밑창과 Y자 슬라이더로 연 2억개가 훨씬 넘게 판매되는 브랜드로 성장했는데 가성비 대비 가심비로 추천할 수 있다. 좀더 개성적 디자인을 원하다면 최근 몇 년째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버켄스탁(Birkenstock)’도 좋다. 대담함과 발과 일체화되는 착화감이 장점이다. 요즘 핫한 ‘핏플랍(Fitflop)’은 심플하고 기본에 충실하지만 모던한 스타일로 주목받는 브랜드이다. 필립스탁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도 한 ‘이파네마(Ipanema)’는 기본 디자인을 벗어나 다양하고 세련된 디자인, 경쾌한 컬러감과 부드러운 착화감으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브랜드다. ‘크록스(Crocs)’는 귀엽고 편한 디자인으로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이 두껍다.

플립 플랍의 현대적 탄생이 암시하듯, 플립 플랍과 어울리는 패션스타일은 해변과 리조트를 비롯해서 이제는 뜨거운 여름의 도시와 스트리트까지 접수하고 있으며, 요즘 젊은 세대와 여성들은 플립 플랍이 좀더 다양한 라이프와 패션으로 착용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여성의 플립 플랍은 금속장식, 비즈, 진주, 크리스털, 인조보석 등으로 페미닌하고 러블리하게 장식한 디자인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보테가 베네타, 구찌, 토리버치 등 명품브랜드에서도 플립 플랍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테가 베네타의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 꼬거나 땋는)기법의 검정가죽으로 만들어진 하이 앤드 플립 플랍은 스니커즈나 로퍼 대용으로 근사한 슈트와 함께 매치되며, 도시의 타운웨어용이나 캐주얼 신발로도 손색이 없다.

플립 플랍과 가장 시원한 최고의 코디는 반바지이며, 수영복, 레시가드, 홀터네크 드레스 등의 서머 제품과도 좋다. 최근에는 슈트와 롱 팬츠 같은 의외의 아이템과 매치를 하면 플립 플랍의 경쾌한 터치가 자유로운 영혼의 단추를 하나 풀어 놓은 듯 무심해 보이면서 매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번 여름 멋진 플립 플랍을 신고 잠들어 있던 나의 자유로움을 깨워보자.

영남대 의류패션학과 교수

▨ 참고문헌
△ 서양복식문화사 (2000), 유송옥, 교문사
△ 현대패션과 액세서리디자인(2001), 김영인 외, 교문사
△ http://www.gqkorea.co.kr/2017/06/28/%ED%94%8C%EB%A6%BD%ED%94%8C%EB%A1%AD-%EC%AA%BC%EB%A6%AC-%EC%8A%AC%EB%A6%AC%ED%8D%BC/
△ http://www.gqkorea.co.kr/2018/06/17/%EC%83%8C%EB%93%A4-vs-%ED%94%8C%EB%A6%BD%ED%94%8C%EB%A1%AD/
△ https://translate.google.co.kr/translate?hl=ko&sl=en&u=https://en.wikipedia.org/wiki/Flip-flops&prev=search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9452969&memberNo=1097200
△ https://www.instagram.com/p/Bl7UzLVHEvb/ 이파네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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